반려동물 ‘간식 중독’에 빠졌던 우리 강아지 이야기

강아지를 키우면서 가장 쉽게 빠지는 함정 중 하나는 ‘간식’이다. 나는 강아지가 간식을 먹을 때 보여주는 귀여운 행동에 매번 마음이 약해졌고, 어느새 간식은 하루의 일과처럼 당연한 것이 되었다. 간식을 주는 행위는 사랑을 표현하는 수단처럼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강아지는 밥보다 간식을 더 찾았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 글은 귀엽다는 이유로 간식을 무분별하게 준 결과, 우리 강아지가 간식 중독 증세를 보였던 실제 경험담이다. 반려견의 식습관이 어떻게 무너졌고, 다시 어떻게 회복시켰는지를 솔직하게 기록하며, 반려인으로서 내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나눈다.

 

 

반려동물 간식 중독-귀엽다는 이유로 시작된 ‘간식 남용’ 

나는 우리 강아지가 간식을 먹을 때 보여주는 반응을 정말 좋아했다. 눈을 반짝이며 꼬리를 흔들고, ‘더 달라’는 눈빛으로 날 쳐다볼 때면 거절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하루 한두 번, 훈련용 보상으로만 해주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간식은 ‘사랑의 표현’이자 ‘기분 전환용’으로 변해버렸다. 내가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강아지는 간식을 기다렸고,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봉지를 뜯었다. 사람들은 종종 강아지에게 간식을 너무 많이 주지 말라고 조언했지만, 나는 "우리 아이는 괜찮아"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그 작은 선택들이 쌓이며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찾아왔다.

 

밥은 거부하고, 간식만 찾는 강아지

문제는 어느 날부터였다. 사료를 주면 냄새만 맡고 돌아서거나, 아예 입에도 대지 않았다. 대신 간식 봉지 소리만 들려도 달려왔다. 나는 처음엔 편식 정도로 생각했지만, 점점 식사 시간이 스트레스로 변해갔다. 결국 강아지는 하루에 간식만으로 배를 채우게 되었고, 그로 인해 위장장애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잦은 설사와 구토, 무기력한 표정에 나는 불안해졌다. 병원에서 수의사는 "이건 단순한 소화 문제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했다. 간식 중심의 식습관이 반려동물의 건강을 장기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실감했다.

 

간식의 종류와 급여 방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

내가 가장 크게 반성한 건, 간식의 종류를 전혀 확인하지 않고 무심코 줬던 행동이었다.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색색의 간식, 소리 나는 비닐 포장지, 향이 강한 연어 스틱. 이런 것들이 오히려 강아지의 건강을 망치고 있었다. 이후 나는 성분표를 철저히 확인하고, 단백질 함량이 높고 인공첨가물이 없는 건강 간식으로 바꾸었다. 또한 간식을 하루에 몇 번, 어떤 타이밍에 줄 것인지도 철저하게 계획했다. 보상으로 주는 간식은 훈련 상황에서만 제공하고, 평소에는 자연식을 소량 사용했다. 중요한 것은 '간식을 주는 이유'와 '방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정이 아니라 기준에 따라 간식을 주어야 반려견의 식습관이 무너지지 않는다.

 

간식 끊기,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훈련

나는 결심했다. 당장 간식을 끊고, 원래의 식습관으로 되돌리자.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봉지를 버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강아지는 간식에 ‘기억’과 ‘보상’을 연결해 두었기 때문에, 사료를 내밀면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하루는 아예 밥을 거부하고 하루 종일 물만 마시며 소파에서 시간을 보냈다. 마치 금단 현상을 겪는 사람처럼 보였다. 이 과정에서 나는 훈련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했다. "간식 대신 놀이나 터치 같은 비물질적 보상으로 대체하는 전환 훈련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나는 사료를 줄 때 칭찬을 함께하고, 먹고 나면 짧은 산책이나 터그 놀이를 보상으로 제공했다. 며칠이 지나자 강아지는 서서히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작은 변화는 보호자인 나에게도 큰 위로가 되었다.

 

내가 만든 문제, 내가 책임져야 했다

나는 ‘간식이 너무 맛있어서’라고만 생각했지만, 사실 간식 중독은 나의 무지와 책임 방기로부터 비롯된 결과였다. 강아지는 선택할 수 없고, 내가 주는 대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나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정작 강아지의 건강은 고려하지 않았다. 이후 나는 간식 급여량을 확 줄이고, 일정한 시간에 사료를 주는 습관을 만들었다. 처음엔 강아지가 사료를 거부하고 울기도 했지만, 일관된 훈련과 함께 천천히 식습관을 바꿔나갔다. 그리고 ‘보상’이라는 의미의 간식은 훈련 시간에만 제한적으로 제공했다. 나의 변화를 통해 강아지도 조금씩 건강을 되찾기 시작했다.

 

간식 중독을 예방하는 보호자의 역할

이제는 하루 중 간식을 주지 않아도 강아지가 불안해하지 않는다. 식사 시간이 되면 사료 앞에서 앉아서 기다리고, 다 먹으면 나를 올려다보며 짧게 꼬리를 흔든다. 이 변화는 훈련이나 강요가 아니라, 보호자인 나의 일관된 태도와 책임에서 비롯된 결과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견을 사랑한다며 간식을 과하게 주지만, 그건 때로는 보호자의 자기 위안일 수 있다. 진짜 사랑은 통제와 절제가 동반돼야 한다. 나는 간식 중독 문제를 겪으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단순한 기쁨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임을 배웠다. 이 글이 나와 같은 실수를 하려는 누군가에게 작은 경고가 되길 바란다.

 

진짜 사랑은 ‘조절’과 ‘절제’에 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건 감정만으로 할 수 없는 일임을 배웠다. 사랑한다면, 간식을 더 많이 주는 것이 아니라 더 정확한 타이밍과 올바른 양을 지켜야 했다. 강아지는 간식보다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을 더 원했고, 내가 믿고 이끌어줄 때 비로소 안정을 느꼈다. 지금도 가끔 간식을 줄 때면 예전처럼 해맑게 달려오지만, 나는 이제 조금 더 현명한 선택을 한다.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건 간식이 아니라 균형 잡힌 삶이고, 그 균형은 오직 보호자만이 만들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