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 제조사들은 앞다투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주행 거리와 충전 속도 같은 성능 경쟁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가격 경쟁력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바로 GM과 LG의 합작으로 개발 중인 ‘LMR 배터리’가 있습니다. 이 배터리는 기존 삼원계(NCM) 배터리보다 원가를 낮추면서도 충분한 성능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LMR 배터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기술이 전기차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LMR 배터리란 무엇인가?
LMR은 Lithium Manganese Rich(리튬 망간 리치)의 약자입니다. 기존 NCM 배터리(니켈·코발트·망간)에 비해 코발트 사용량을 줄이고 망간 비중을 높인 배터리 구조를 말합니다.
- 코발트 사용량 감소: 코발트는 가격이 높고 공급망이 불안정한 소재입니다. 따라서 코발트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 망간 비중 확대: 망간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인 원재료입니다. 이를 늘리면 가격 부담을 줄이면서도 성능 유지가 가능합니다.
- 리튬 함량 강화: 리튬 비율을 높여 에너지 밀도를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할 수 있습니다.
즉, LMR 배터리는 ‘저비용 + 안정성 + 일정 수준의 성능 확보’라는 삼박자를 맞추려는 새로운 전략의 결과물입니다.
GM-LG의 전략적 협력
GM-LG의 전략적 협력이 협력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GM은 오랫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배터리 분야에서 협력해 왔습니다. 두 기업은 ‘얼티엄 배터리(ULtium)’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출시했고, 이번에는 LMR 배터리 공동 개발을 공식화했습니다.
- 가격 경쟁력 확보
전기차 가격의 상당 부분은 배터리 비용에서 결정됩니다. 배터리 원가를 낮추면 전기차 판매 가격을 더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가성비 좋은 전기차’라는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코발트와 니켈 같은 희소 금속에 대한 의존도를 줄임으로써, 원자재 가격 변동과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 대중화 모델 확대
고급 전기차뿐만 아니라 보급형 모델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넓히려는 전략의 일환입니다. 특히 GM은 쉐보레 볼트 EV 후속 모델에 LMR 배터리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이번 협력은 단순히 배터리 공급 계약 차원을 넘어서는 장기적 파트너십에 가깝습니다. 두 회사는 미국 내 합작공장(Ultium Cells)을 통해 현지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LMR 배터리 공동 개발에서도 전략적으로 발을 맞추고 있습니다. GM은 대중형 EV를 확대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 하고, LG는 안정적인 대형 고객사를 확보해 배터리 사업 기반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현지화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GM-LG 동맹은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정책 대응과 공급망 안정화 전략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LMR 배터리의 장점
LMR 배터리는 단순히 ‘싼 배터리’가 아닙니다.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 저비용: 망간 활용을 늘려 코발트·니켈 의존도를 낮춤
- 안정성 강화: 망간 기반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열 안정성이 높아 화재 위험을 줄임
- 수명 확보: 잦은 충·방전에서도 일정 수준 성능 유지 가능
- 친환경성: 희소 금속 채굴을 줄임으로써 ESG 경영 측면에서도 긍정적
LMR 배터리의 한계와 과제
물론 LMR 배터리가 완벽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 에너지 밀도 한계: 고급 NCM 배터리보다는 주행 거리가 다소 짧아질 수 있습니다.
- 상용화 검증 필요: 아직 대규모 양산과 실차 적용에서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 경쟁 기술과의 비교: 전고체 배터리, LFP 배터리 등 다른 차세대 기술과의 경쟁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가 관건입니다.
즉, LMR은 ‘차세대 혁신 기술’이라기보다는 현실적 대안에 가깝습니다.
경쟁 기술과 비교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다양한 기술들이 경쟁 중입니다.
- LFP 배터리: 저렴하고 안전하지만, 주행 거리가 짧음
- NCM 배터리: 고성능이지만 원가와 안정성 문제 존재
- 전고체 배터리: 궁극적 미래 기술로 평가되지만, 상용화는 아직 요원
- LMR 배터리: LFP와 NCM의 중간 지점, ‘가격과 성능의 균형’이 강점
이런 맥락에서 LMR 배터리는 ‘현실적으로 가장 빠르게 시장 확대가 가능한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
GM과 LG가 공동 개발 중인 LMR 배터리는 빠르면 2026년 이후 일부 모델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급형 전기차부터 시작해 점차 다양한 모델로 확대될 수 있으며, 성공적으로 자리잡는다면 다른 완성차 업체도 LMR 기술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가격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가 큽니다.
가격·성능 균형, LMR이 해답이 될까?
전기차 시장은 이제 성능 + 친환경성 + 가격 경쟁력이라는 세 가지 축에서 승부가 갈리고 있습니다. GM과 LG가 손잡고 내놓을 LMR 배터리는 이 세 가지를 균형 있게 맞추려는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만약 이 배터리가 성공적으로 양산된다면, 전기차 가격이 한 단계 더 낮아지고 보급형 EV 시장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LMR 배터리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전기차 시대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현실적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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