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마취 위험성, 치과 치료 전 보호자가 알아야 할 5가지
반려동물의 치과 치료는 생각보다 많은 절차와 주의사항이 필요합니다. 그중에서도 ‘마취’는 보호자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단순히 치석을 제거하거나 충치를 치료하는 과정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실제로 마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는 예상보다 복잡하고 다양하며, 사소한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나이 많은 반려동물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치과 치료 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반려동물 마취의 위험 요소 5가지를 깊이 있게 짚어봅니다.
반려동물의 체질과 나이에 따라 마취 반응은 크게 다릅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듯, 반려동물 역시 개체마다 마취에 대한 반응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노령견이나 노묘는 간 기능과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어 마취약을 해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마취에서 깨어나는 시간이 지연되거나, 심한 경우 의식을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특정 품종의 경우 유전적 특성 때문에 마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불독, 퍼그와 같은 단두종은 기도 구조가 짧아 호흡 마취 시 위험률이 더 높습니다. 따라서 병원에서는 반려동물의 품종, 체중, 나이, 과거 병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마취제를 조절해야 합니다. 이 부분을 명확히 인지하고 보호자가 충분한 사전 설명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취 전 혈액검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아직도 많은 보호자들이 “수면마취인데 뭐 얼마나 위험하겠어”라며 사전에 검사를 생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가장 큰 실수 중 하나입니다. 마취 전 혈액검사는 간과 신장 기능, 빈혈 여부, 전해질 수치, 혈당 상태 등을 점검하여 마취에 적합한 상태인지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혈액검사 결과에서 간 수치(ALT, AST)가 높거나, 크레아티닌(BUN, CREA)이 비정상적이라면 마취제 사용에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심장질환이 있거나 당뇨,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는 반려동물의 경우, 마취에 대한 위험성이 배가되므로 미리 해당 여부를 진단받아야 합니다. 정밀검사 비용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마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보험이라 생각하고 꼭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취 중 모니터링 장비가 갖춰진 병원을 선택해야 합니다
치과 시술 중 마취를 진행할 때는 단순히 마취제 투여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취 중에도 지속적인 생체 신호 모니터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심박수, 산소포화도, 호흡수, 체온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해야만 응급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동물병원은 이런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거나, 수의사 없이 간호보조만이 감시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반드시 병원에 "치과 마취 시 실시간 모니터링 장비가 있는지", "마취 전문 수의사가 상주하는지" 등을 직접 물어보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복 시간 관리 실패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마취 전 공복 유지 시간은 마취의 성공률과 안전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공복을 지키지 않으면 위 속에 남아 있는 음식물이 마취 도중 역류하여 폐로 흡입되는 위험이 있습니다. 이를 **흡인성 폐렴(Aspiration Pneumonia)**이라고 하며, 심각한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마취 8시간 전부터 금식, 4시간 전부터는 물도 금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각 병원마다 수술 시간과 마취제 종류가 다르므로, 담당 수의사의 지시에 정확히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고령의 반려동물이나 저혈당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인 처방이 내려질 수 있으니 반드시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마취 후 회복 관리는 마취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많은 보호자들이 마취에서 깨어난 직후만 살피고 끝내지만, 실제로 위험은 깨어난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마취에서 완전히 깨어나는 데 몇 시간에서 반나절이 걸릴 수 있으며, 그 사이에 체온 저하, 저혈압, 호흡 불안정 등의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병원에서는 보온 조치, 수액 유지, 산소 공급 등 적극적인 회복 관리를 해주어야 하며, 반려동물이 완전히 안정된 이후에 귀가 조치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귀가 후에도 최소 24시간은 보호자가 밀착 관찰해야 하며, 이상 행동(구토, 침 흘림, 의식 혼미 등)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연락해야 합니다.
마취는 ‘간단한 절차’가 아닌 생명과 직결된 과정입니다
반려동물의 치과 치료는 단순한 스케일링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특히 마취가 포함된 경우, 그 리스크는 보호자의 책임과 판단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5가지 핵심 사항만 철저히 준비하더라도 마취 사고를 예방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은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호자의 선택이 모든 것을 좌우합니다. 앞으로 치과 시술이나 마취가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단 한 번의 결정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꼼꼼하게 준비하세요. 그것이 진정한 보호자의 자세입니다.
마취 없는 치과 치료를 위해 평소 반려동물 치아관리를 잘하는 5가지 방법
1. 반려동물에게 맞는 칫솔과 치약으로 매일 양치질을 해주세요
양치질은 가장 기본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구강 건강 관리법입니다.
사람처럼 하루에 한 번이라도 정기적으로 해주면, 치석 형성과 잇몸 질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단, 사람용 치약은 절대 사용하면 안 됩니다. 불소나 자일리톨 성분은 반려동물에게 독성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려견이나 반려묘 전용 치약과 칫솔을 사용해야 하며, 초반에는 입 주변을 만지는 연습부터 시작해서 점차 칫솔에 적응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아요. 습관화가 핵심입니다.
2. 치아 건강에 도움 되는 기능성 간식이나 덴탈껌을 활용하세요
칫솔질이 어렵거나 거부감이 큰 반려동물의 경우, 덴탈껌이나 기능성 간식으로 치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덴탈껌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씹는 동작을 통해 자연스럽게 치아 표면에 붙은 음식물 찌꺼기와 플라그를 제거해줍니다.
특히 VOHC(미국 동물구강건강위원회)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은 기능성이 입증된 경우가 많습니다.
단, 덴탈껌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이며, 칫솔질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3. 정기적으로 구강 상태를 점검하고 수의사의 검진을 받아보세요
많은 보호자들이 치아 문제는 통증이 생기거나 냄새가 날 때까지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구강 질환은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방치하면 마취를 동반한 치료가 불가피해집니다.
따라서 최소 6개월에 한 번은 동물병원에서 구강 상태를 검진받는 것이 좋습니다.
조기 발견만 되어도 무마취 케어 또는 간단한 스케일링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합니다.
4. 습식사료 위주의 식단은 주기적으로 건사료나 덴탈푸드로 조절해주세요
습식사료(캔사료, 파우치)는 맛도 좋고 소화도 잘 되지만, 치아 표면에 잘 들러붙어 세균이 증식하기 쉽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치석 형성과 치은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습식사료만 급여하는 경우, 주 2~3회는 건사료나 덴탈사료로 바꿔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덴탈 전용 사료는 알갱이가 커서 씹는 데 시간이 걸리며, 치아 표면을 마찰시켜 플라그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요.
5. 구강용 세정제를 물이나 스프레이 형태로 꾸준히 활용하세요
양치질을 거부하거나, 보호자가 시간을 내기 어려운 경우라면 덴탈 세정제나 치아 스프레이도 매우 유용합니다.
이 제품들은 치아에 붙는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고, 입냄새 제거와 염증 완화 효과까지 있습니다.
특히 물에 타서 급여하는 타입의 구강세정제는 보호자 입장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직접 입 안에 뿌리는 스프레이형 제품도 꾸준히 사용하면 잇몸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단, 항상 수의사가 권장한 제품 또는 인체용 아닌 전용 반려동물용 제품만 사용해야 안전합니다.
치과 치료 없는 삶은 '지속적인 관리'에서 시작됩니다
반려동물에게 치아 관리는 단순히 미용이나 냄새 제거의 문제가 아닙니다.
치주 질환은 전신 건강과 직결되고, 심한 경우에는 심장, 신장, 간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치석이 쌓여 치과 치료가 필요해지는 순간, 마취라는 부담이 필연적으로 따라오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마취 없는 건강한 치아 상태를 유지하는 생활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