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실험에 쓰이는 반려동물의 삶,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yejiverse 2025. 7. 9. 03:21

사람들의 곁에서 가족처럼 살아가는 반려동물은 사랑과 보호의 대상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실험실 안에서는 이와 정반대의 환경에서 반려동물 품종의 동물들이 실험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비글, 고양이, 토이푸들 같은 일부 품종은 순한 성격과 유전적 안정성을 이유로 ‘실험에 적합한 동물’이라는 낙인 아래 태어나자마자 철장과 마취실, 주사기 속에서 살아간다.
과연 우리는 그들의 삶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글은 실험에 쓰이는 반려동물의 실제 삶과 구조, 그리고 우리가 외면했던 진실을 차분히 살펴보는 시작점이다.

반려동물중 실험용으로 주로 쓰이는 슬픈 표정의 비글

 

실험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반려동물 품종은 누구일까?

사람들이 귀엽다고 여기는 비글(Beagle)은 실험동물 업계에서 가장 많이 선택되는 품종 중 하나다. 그 이유는 성격이 온순하고, 복종성이 높으며, 체구가 실험실 적합 사이즈라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비글들은 ‘애견견’으로 태어난 게 아니라 ‘실험용 견’으로 계획적으로 번식되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실험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며,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고, 사람의 손길은 실험 도구를 들고 다가오는 손밖에 없다.

주로 실험에 사용되는 반려동물 품종:

  • 비글: 신약·백신·독성 실험
  • 샴·러시안블루: 피부염·알레르기 실험
  • 토이푸들·포메라니안: 미용제품 테스트, 마취 지속 실험
  • 스핑크스: 피부과학 연구용

이들은 일반 가정에서도 흔히 입양하는 품종이기 때문에 ‘실험견 출신이 일반 분양견으로 흘러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험에 쓰이는 반려동물은 어떤 삶을 살아가나?

실험실 속 하루

  • 오전 7시: 체중 측정, 생체정보 체크
  • 오전 9시: 실험 주사, 약물 투입, 채혈
  • 오후 12시: 절식 상태에서 반응 관찰
  • 오후 3시: 배설물 채취 및 분석
  • 오후 5시: 약물 후유증 반응 측정

이러한 루틴이 매일 반복된다. 실험동물들은 개별 철장에 갇혀 살아가며, 무균 상태에서만 출입 가능한 실험실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햇빛, 흙, 자연, 산책, 사람의 손길을 평생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다

 

실험 후 그들은 어디로 가는가?

많은 사람들은 ‘실험이 끝나면 입양되지 않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 안락사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잔존 약물 반응: 실험 중 투입된 약물이 체내에 남아있어 ‘위험동물’로 분류
  • 사회성 부족: 사람을 무서워하거나 공격성 발현
  • 관리 부담: 실험실에서는 실험이 끝나면 더 이상 예산 배정 없음
  • 국내 동물실험기관의 70% 이상이 실험 종료 후 안락사를 선택한다. 실험동물 보호 관련법상 입양은 가능하지만 실무적으로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험동물은 어디서 오는가? 번식장의 역할

 

실험에 사용되는 반려동물은 대부분 전용 실험동물 번식장에서 공급된다.
이 번식장들은 일반인에게 비공개이며, 일부는 동물보호법 사각지대에 존재한다.

실험동물 번식장 특징:

  • 등록은 ‘생산업’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 목적은 실험 공급
  • 혈통서와 건강기록을 실험 목적에 맞게 조작하거나 제한
  • 비공개 계약을 통해 제약회사, 대학 연구소에 납품

이 번식장은 반려동물 산업 구조 안에서 실험 시장과 연결되는 고리로, 소비자는 그 구조를 인지하지 못한 채 제품만 소비하게 된다.

 

왜 우리는 이런 문제를 잘 모를까?

이유 1: 법적 공개 의무가 없다

동물실험의 사용 품종, 수량, 목적, 결과 등은 공개되지 않는다.
윤리위원회 통과 후 ‘비공개 보고’로 끝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는 접근할 수 없다.

이유 2: 언론이 조명하지 않는다

비글, 고양이, 강아지 관련 콘텐츠는 귀엽고 힐링 중심으로만 유통되며, 실험 실태는 자극적이거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언론조차 깊이 다루지 않는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① 소비자가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제품

  • 동물실험 반대 인증 마크(Cruelty-Free, 비건 인증 등)
  • 국내외 브랜드의 동물실험 정책 공개 여부 확인

② 입양 시 품종 개체의 출처 확인

  • 실험견 출신이 일반 유통시장에 흘러든 사례도 있음
  • 등록번호 조회, 보호소/단체 추천 개체 입양 우선

③ SNS, 커뮤니티, 청원 통한 여론 확산

  • 동물실험 관련 제도 개선은 국민 청원, 입법 청원을 통해 가능성 있음

 

우리가 외면한 진실 속에, 반려동물은 있었다

사랑받아야 할 반려동물 품종의 동물들이
‘실험용’이라는 이름 아래, 아무도 모르게 태어나고 사라지고 있다.

그들의 삶은 우리 눈에 띄지 않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화장품, 백신, 사료, 영양제 속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의 고통을 막는 첫걸음은 "알아차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