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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진료비 비교해보니… 과잉진료인가, 정당한 치료인가, 과잉진료 판별법

yejiverse 2025. 7. 21. 15:43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게 되는 고민이 있다.
바로 “이 진료, 정말 필요한 걸까?”라는 질문이다.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천차만별이고, 비슷한 증상인데 병원마다 권유하는 검사나 수술이 다를 때 혼란은 커진다.
특히 최근에는 ‘과잉진료’ 논란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빈번하게 제기되면서
수의사의 전문성과 보호자의 신뢰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진료비 사례를 비교하고, 과잉진료를 판단하는 기준과
보호자가 스스로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처법을 함께 살펴본다.

반려동물 고양이 2마리가 걷는 사진

병원마다 다른 반려동물 진료비, 왜 이렇게 차이날까?

국내 동물병원은 진료비 자율 요금제다.
이는 사람처럼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각 병원에서 임의로 진료비를 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강아지가 설사로 병원에 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진료 항목은 다음과 같다:

항목 A병원 B병원 C병원
진찰료 15,000원 25,000원 20,000원
엑스레이 없음 40,000원 35,000원
혈액검사 없음 60,000원 50,000원
수액 10,000원 20,000원 15,000원
처방약 5,000원 12,000원 8,000원
총합계 30,000원 157,000원 128,000원
 

똑같은 증상인데 병원마다 최대 5배 이상의 비용 차이가 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비용이 높다고 해서 과잉진료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과잉진료와 정당한 치료, 그 경계는 어디일까?

과잉진료란?

의학적으로 반드시 필요하지 않거나,
진단과 무관한 검사를 권유하여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정당한 치료란?

  •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검사
  • 보호자의 이해와 동의를 기반으로 한 치료
  • 명확한 증상 또는 의심 질환이 존재할 때 시행하는 처치

예를 들어, 수액 치료는 단순 탈수에는 효과적이지만 증상이 가벼운 설사인데도 매번 반복적으로 권유된다면
그 자체로 과잉진료의 소지가 있다.

 

보호자들이 흔히 겪는 과잉진료 의심 사례

  1. “항체가 검사 안 하면 예방접종 못 해드립니다”
    → 법적 근거 없음. 항체가 검사는 선택 사항이다.
  2. “중성화 수술 전 반드시 혈액검사+심장초음파가 필요합니다”
    → 권장되긴 하나, 건강한 6개월령 강아지에게 필수는 아님.
  3. “X-ray 촬영을 매번 하는 게 원칙입니다”
    → 외상이나 기침 증상 없을 경우 의학적 필요성은 낮음.
  4. “한약 처방, 영양주사, 수입 보조제 패키지 추천”
    → 보호자의 선택권이 제한되면 상술로 보일 수 있음.

 

반려동물 병원 선택 시 ‘과잉진료 병원’ 판별법

 

반려동물 병원 선택은 단순한 시설 비교가 아니라 생명과 돈, 두 가지를 동시에 지켜야 하는 선택이다.
그런데 병원마다 진료 기준이 다르고, 전문 지식이 부족한 보호자는
불필요한 검사나 수술을 권유받아도 거절하기 어렵다.

따라서 병원 선택 시 ‘과잉진료’를 유도하는 병원을 초기 상담, 진료 과정, 대화 방식에서 미리 판별 할 수 있는

체크포인트를알아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상담 시 “위험하다”는 표현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병원

 “이 상태로 두면 생명에 지장이 있어요”
 “당장 검사 안 하면 큰일 납니다”

 이런 말이 진단도 하기 전에 반복된다면, 공포 마케팅을 통한 검사 유도일 가능성이 높다.

체크포인트:

  • 초기 증상 설명 시 차분하게 “가능성” 위주로 말하는지
  • “보호자 선택에 따르겠다”는 문장이 나오는지

진료 전 검사 목록을 한꺼번에 제시한다면 의심

간단한 기침인데도 피검사, 엑스레이, 심장초음파, 호흡기 PCR 검사까지
모두 기본이라고 말하는 경우, 진단 목적이 아니라 매출 확보가 우선일 수 있다.

체크포인트:

  • 먼저 증상을 확인하고 나서 순차적으로 설명하는지
  • 단계적 진료 옵션을 제시하는지 (진료A, 진료B 등)

보호자에게 의문을 갖지 못하게 유도하는 분위기

“수의사가 다 아는데, 왜 그렇게 걱정하세요?”
“인터넷 정보 믿지 마시고 저만 믿으세요.”

과잉진료 병원은 보호자의 판단을 억누르고 복종을 유도하는 언행을 보이기도 한다.

체크포인트:

  • 질문을 했을 때 충분히 설명해주는지
  • 다른 병원의 소견을 받아보겠다고 했을 때 반응이 부정적인지

수술이나 고가 처치를 지나치게 빠르게 권유

보호자가 증상에 대해 설명하자마자 “중성화해야 해요, 수술부터 하시죠”,
“이건 무조건 입원 치료입니다”라는 식의 즉답 유도형 진료
정확한 진단 없이 수익 중심으로 움직이는 병원의 신호일 수 있다.

체크포인트:

  • 진단 근거를 수치나 영상으로 명확히 제시하는지
  • 다른 선택지(경과 관찰, 약물 치료 등)를 설명하는지

진료비를 구체적으로 안내하지 않고, 대략만 말하는 병원

“대충 한 30~40만 원 정도 나와요”
“검사해보고 다시 말씀드릴게요”라고만 말하고 각 항목별 명세서 제공을 꺼리는 경우,
진료비가 왜 그만큼 나왔는지 보호자가 파악하기 어렵다.

체크포인트:

  • 견적서나 진료비 명세서를 사전에 보여주는지
  • 영수증에 항목이 세분화되어 있는지

 

과잉진료 병원, 어떤 구조에서 생기나?

과잉진료는 개별 수의사의 문제라기보단 병원 경영구조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 임대료가 높은 지역의 동물병원: 고정비 회수를 위해 과잉검사 권유
  • 병원 내 목표 매출 압박: 직원이 일정 매출을 채워야 하는 구조
  • 프랜차이즈 동물병원: 표준화된 검사 패키지를 무조건 적용하는 경우 있음

이런 구조를 이해하면, 병원 내부 상황을 더 넓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보호자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반려동물을 위한 선택권을 행사해야 한다.

 

병원 선택 전 미리 점검할 수 있는 질문 리스트

  1. 진단 전 꼭 필요한 검사는 무엇인가요?
  2. 검사나 수술을 하지 않는다면 대체 치료 방법은 있나요?
  3. 진단 결과에 따라 치료는 단계적으로 진행되나요?
  4. 진료비 항목별 상세 내역을 받을 수 있나요?
  5. 다른 병원에서 세컨드 오피니언을 받아봐도 되나요?

이 질문들에 대해 전문성과 친절함으로 대응하는 병원은 신뢰할 가능성이 높고,
당황하거나 불쾌해한다면 과잉진료 가능성을 의심할 여지가 있는 병원이다.

 

병원을 고르는 기준은 비용이 아니라 ‘대화 가능성’

과잉진료는 단순히 비싼 진료비를 뜻하는 게 아니다.
보호자의 판단 기회를 박탈하고, 과도한 치료를 권유하며, 설명 없이 진행되는 의료 행위가 과잉진료다.
따라서 병원을 선택할 때는 진료 철학과 소통 태도를 우선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반려동물은 자신의 몸 상태를 스스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보호자가 병원의 판단을 검토할 수 있는 ‘정보력’과 ‘질문할 용기’를 갖는 것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료비 차이를 만든 주요 원인들

  • 병원 규모와 지역(강남 vs 지방 중소도시)
  • 장비 보유 수준 (CT, MRI 등 고가 장비 보유 여부)
  • 수의사의 치료 철학 (보수적 vs 적극적 치료 스타일)
  • 보호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영업 방식

결국 병원이 제공하는 서비스 범위에 따라 ‘진료비’가 아닌 ‘상품가격’처럼 작동하는 구조가 현재 현실이다.

 

보호자가 취할 수 있는 대처법

① 세컨드 오피니언 받기

같은 증상이라도 두 곳 이상의 병원에서 소견을 들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고가의 수술, CT/MRI 촬영이 제안되었을 때는 반드시 다른 병원에서도 상담을 받아보자.

② 사전 진료비 설명 요청

진료 시작 전 예상 비용, 검사 항목별 가격표를 정중히 요청하는 것은 권리이며 의심이 아님이다.

③ ‘의료비 자율 공시제’ 활용

정부는 2024년부터 동물병원 진료비 공개를 단계별로 시행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 또는 지자체 사이트에서 지역 병원별 기본 진료비 평균을 확인할 수 있다.

④ 반려동물 보험 활용

진료비 부담이 클 경우, 실비형 보험 또는 정액형 보험을 사전에 가입해두면 과잉진료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감소한다.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이유

현재는 과잉진료와 정당한 치료를 객관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이나 공시 시스템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 진료비 명세서 의무화 및 항목별 분류
  • 진료 후 불만족 시 중재를 위한 ‘반려동물 의료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 동물보호법에 보호자 설명 의무를 강화하는 조항 추가
  • 진료비 표준화 가이드라인 배포 및 자율점검 제도 확대

 

앞으로의 방향

반려동물 진료비 문제는 단순히 ‘비싸다’는 불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보호자의 판단 기회를 박탈하고, 과도한 치료를 권유하며, 설명 없이 진행되는 의료 행위가 과잉진료다.
그 속에는 정보 비대칭, 제도 미비, 보호자의 불안 심리, 상업화된 의료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과잉진료에 대해 맹목적으로 의심하거나 무조건 병원을 비난하기보다,
보호자로서 정보를 갖추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따라서 병원을 선택할 때는 진료 철학과 소통 태도를 우선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반려동물은 자신의 몸 상태를 스스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보호자가 병원의 판단을 검토할 수 있는 ‘정보력’과 ‘질문할 용기’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